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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강스포]기억의 밤night of memory(2017)

CRAD 2017. 12. 9. 05:24

감독 : 장항준


주연 : 강하늘, 김무열



 이 영화는 두 개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전반부의 괜찮은 스릴러와 후반부에 설명만 가득하고 감정의 과잉으로 넘쳐버린.


우선 내가 영화를 그렇게 분석적으로 보지 않고, 딱히 많이 보지도 않기 때문에 어떤 영화적 장치나 이야기에 대해서 클리셰라고 표현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해야겠다. 


1. 영화의 긴장 유발 요소.

 영화의 긴장 유발 요소는 좋았다. 이사를 간 집에 방이 하나 있고, 그 방은 들어갈 수 없다. 전 집 주인이 한 달만 짐을 보관하기로 했고, 이후에 짐을 치울 것이라고. 대신 그 동안만 방에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설정이다. 뭐, 아버지가 거절을 잘 못하는 심성이라니깐. 그럴수도 있지. 근데 여기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첫 번째 긴장 유발 요소이다.


 거기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물이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으며,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주인공만 듣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금 관객들이 보고 있는 모습이 현실인지 아니면 주인공으로 연기하는 강하늘의 환상인지 알 수가 없는 것다. 두 번째 긴장 유발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형의 의뭉스러운 행동. 어딘가로 납치되고 돌아온 후에 보여지는 어딘가 의심스럽고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한 모습. 마지막 긴장 유발 요소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포장하고 있는 화목한 가족이기에 그 간극에서 긴장감이 더욱 극대화된다.



2. 전반부는 괜찮았다.

 사실, 영화를 그렇게 막 어디에 내놓고 많이 봤다고 할 수 없다고 상술해놨긴 하다. 그러나 뭔가 모르게 이 긴장 요소들이나 극적 장치들이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제하고 보면 재밌었다.

 재밌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특히, 신경쇠약 걸린 주인공이 아무도 없다는 방에서 나는 소리나 환상 같은 것을 보고 있으면 상황에 몰입이 되며 손에 땀이 난다. 긴장감 무엇?


 중간중간 후반에 복선이 될 것들을 보여주는 것도 나는 괜찮게 봤다. 그런 추리소설 같은 것들 있지않나. 독자들에게 힌트를 주지 않고, 쟌넨~ 사실 이랬답니다. 이런 식의 작품들. 그런 것들보다는 훨씬 나았다. 예를 들어, 계속해서 97년임을 강조하고, 동시에 번호판이 현대의 번호판인 것을 카메라로 줌인하면서 보여준다. 관객들로 하여금 뭔가 이상하다라는 점을 보여주는, 위화감을 주는 요소이다.


 그래서 작품이 시작하고 첫 부분에서는 그냥 뭔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열심히 봤다. 항상 카메라가 문을 통해서 바깥을 보여는 것이나 화면에 여백이 없는 것들. 갇혀 있는 듯한 답답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2층의 색감 같은 것들도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는 데에 일조를 했다. 


 여기까지는 다 좋았다....라고는 말 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그러나...



3. 갑작스런 형의 설명충화. 영화의 모든 것들을 설명해줄꺼야.

 가끔 지나치게 불친절한 작품들이 있다. 내용이 이해가 안 되는데 왜 끝나지? 내용의 비약과 건너뜀, 비유 등으로 알아들을 사람만 알아듣던가 말던가 하는 식의 작품. 이 영화는 그 대척점을 찍었다. 영화의 나온 모든 배경과 뒷 사정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와 복선과 원인과 결과를 모두 설명해준다. 여기서 영화는 완전히 그 힘을 잃고 언제 끝나나 시계만 보게 된다. 


 비유를 하자면 관객이 원하는 것이 밥과 반찬을 맛있게 해서 상을 차려주는 정도이고, 이게 상업 영화의 기본 자세라고 볼 때, 이 영화는 자기가 직접 씹어서 관객의 입에 넣어주는 정도의 과한 친절함이다. 그러니 맛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것이 후반부로 갈수록 뒤의 내용이 눈에 훤히 보인다. 내가 똑똑해진 줄 알았다. '그건 너무 뻔하잖아! 제발 그건 아니였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면 그 장면이 나온다. 영화가 후반부에서 워낙 지루하니 나중가면 그걸로라도 재미를 느낄 수 밖에 없다.



4. 내용

 20년 전 발생한 일가족 살인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의 유가족들이 돈을 들여 사적으로 범인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문제는 강한 정신적 충격으로 살인범이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 자기 죄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을 단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유가족은 살인범이 그 사건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최면을 걸어서 그 당시로 돌아가는 방법을 쓰기로 한 유가족은 사람을 고용하여 그 살인범의 최면 동안에 알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연기를 시작한다. 여기서 실 당사자는 살인범 단 하나, 엄마, 아빠, 형은 모두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사간 곳은 그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장소와 시간을 그 때로 돌린 것이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 당시로 돌아간 주인공은 재수생이며 신경쇠약에 시달린다. 그 외에 가족 구성원들은 완벽할 정도로 화목하다. 문무를 겸비한 삼국지 스탯으로 보면 총 합이 350이상일 것 같은 형은 동생인 주인공에게 많은 조언을 해준다. 비가 오는 날, 이사간 집에서 집주인이 한 달간 열지 말라고 한 방에 환각을 본 동생은 형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간다. 그런데 형이 납치된다.


 형이 갑자기 납치되고 나타난 후, 형(김무열)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챈 주인공(강하늘)은 형을 미행하다가 형이 이상한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것을 본다. 무엇인가 어긋나 있음을 눈치챈 주인공은 형의 이상한 행동을 부모에게 말하지만 부모의 행동이 이상하다. 엄마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자신이 일종의 사냥감 정도로 취급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이 장면은 강하늘의 연기가 불타오른다. 


 경찰서에 도착한 강하늘은 자신이 97년 아니라 20년 후인 2017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당황한다. 자, 여기까지 재밌는 부분이다.



 이 후에는 형으로 등장한 김무열과 추격전을 벌인다. 그리고 잡힌다. 그리고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기억이 난다. 그래서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안다. 사실 이사를 가던 와중에 차는 사고를 당한 것이고, 그 사고로 부모님이 사망하고 형은 혼수상태가 되고, 자신은 형을 살리기 위해 뭐든 해야한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PC통신에서 일거리를 구하다가 어떤 사람의 살인 의뢰를 받고, 집까지 침입은 했지만 돌아가려다가 실수로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어린 남자아이만 남기고 나온다.

 그 살인 의뢰를 한 사람은 형의 담당의고 IMF로 인한 생활고로 부인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PC 통신을 통해서 간절한 상황을 이용하여 주인공에게 살인을 청부한 것이다. 이 의사와 병원 옥상에서 다투다가 의사가 떨어져 죽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어린 아이가 김무열이 된 것이다.





5. 배우와 연기.

 강하늘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여러 가지 얼굴이 있고, 배역에 따라 그 얼굴을 잘 쓸 줄 안다. 기본적으로 잘 생겼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이번 영화를 보다보면 '으~~'라고 말하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공포와 혼란을 표현하는 연기나 신경쇠약에 힘들어하지만 화목한 가족 덕분에 밝은 성격인 그런 재수생. 그런 미묘한 부분을 잘 살린다. 

 김무열도 형으로서의 연기와 유가족으로서의 연기의 갭을 이용하여 긴장을 상승시킨다. 그 외에도 문성근 같은 배우는 굳이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연기적으로 불안한 부분은 없었다.




6. 그 외

 41살인가 42살인가. 2017년의 강하늘은 그 정도 나이로 설정되었고, 분장을 그렇게 하는데, 개. 구. 리. 다. 리얼루다가 40살이 주름이 없는데 피부는 좋지만 검버섯 같이 생긴 피지가 있다. 이 정도로 구린 노인 분장은 국제시장의 노인 황정민 정도. 그나마 황정민은 워낙 노인으로 나오니 몸의 자세나 습관 등으로 커버를 했지만 마흔 살은 그렇게 커버하기도 쉽지 않다. 


 영화의 가장 마지막 부분은 저엉~~~~말 구리다. 그 부분은 삭제를 했어야 했다. 그 부분은 아마 근 10년 내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친절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리얼은 안 봄.) 영화가 끝나도 불이 켜지지 않길래 뭔가 했는데 제발 나오지 않길 바라던 장면이 나오면서 난 정말 힘들었다. 안 보고 나가는 걸 추천.


 스토리가 허술한 부분들이 꽤 있지만 귀찮으니 생략. 방금 관객평점을 보니 8.5정도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별점을 주자면 전반부는 9/10점, 후반부는 3/10점.



2017년 12월 9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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