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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이소라와 윤도현-음악을 대하는 방식에 대하여 본문

감상/잡담

[비긴 어게인]이소라와 윤도현-음악을 대하는 방식에 대하여

CRAD 2017. 7. 31. 01:11

이소라에게 음악이란 종교다. 그녀가 노래부르는 것은 신성한 행위다. 예민한게 아니라 그녀가 평생을 바쳐온 것에 대한 당연한 대접이다.


그녀는 노래를 할 때, 기도를 드리는 사제의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녀는 행동은 예민하다기 보다는 음악과 그 음악과 하나가 된 자기의 삶에 대한 당연한 조처이다.


반면 비긴 어게인에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가장 극명하게 대조되는 사람은 아무래도 윤도현이다. 그는 언제나 노래를 부를 수 있으면 부른다. 즐길 수 있는 한 즐긴다. 음악이 그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윤도현은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음악을 대하는 방식이 다를뿐이다.


어떤 물건으로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물건에 대해서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그 물건을 다룬다. 첫 번째는 그 물건을 사랑하기 때문에 최대한 아낀다. 항상 그 물건을 다룰 때에 극도로 조심하며 행여나 흠집이 생길까, 손상이 갈까 졸이며 그 물건을 아낀다.

두 번째 방법은 그 물건을 어딜가든 항상 지참하며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소위 손때 묻은 물건들. 내가 오래 사용한 지갑, 내가 어딜가든 가져가는 오래된 무엇인가. 이 물건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물건을 곁에 두고 손때를 묻히며 정 들어가는 그런 물건.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그 것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이소라와 윤도현이 음악을 살아하는 방법이 이 두 가지처럼 보인다. 이소라는 음악을 매우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갖추어진 환경에서 영접하며, 윤도현 역시 음악을 매우 사랑하기 때문에 어딜 가든 노래를 즐긴다. 두 아티스트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나에게는 이렇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