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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기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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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스포]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CRAD 2017. 3. 28. 01:42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2016


출연 :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 케빈 코스트너, 커스틴 더스트, 짐 파스트(쉘든)


감독 : 테오도어 멜피



이거 스포입니다. 다른 분들이 본다고 제 기분이 나쁘진 않겠지만-아니 사실 좋겠지만- 원론적으로는 제가 본 영화를 기록하기 위함이니 스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출처 : IMDB



1.

 그게... 참 그렇다. 모든 일들이 그렇고, 모든 역사가 그러했듯이 가장 앞에서 있는 자가 가장 많은 상처를 입는다. 의지만으로는 선두에 있는 것이 쉽지 않다.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에 못지 않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영화 예고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예고편에서-특히 코미디 영화에서 많이 보여지는-영화의 모든 정수를 다 때려박고, 정작 영화를 보고 나면 '아... 돈 아깝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는 예고편에서부터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분명히 있다. 물론 예고편에 낚였을 때에는 이런 생각이 쏙 들어가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예고편에서 이런 장면이 있다. 

 "자네가 백인 남자였다면 엔지니어를 꿈꿨을까?"

 "그럴 필요 없죠."


 "이미 되었을테니까"

 영화를 본 가장 큰 유인이 되었다. 이 말이 왜 울림이 있었을까.




2.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잘 만들어진 영화를 기준으로-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에 있어서 참 좋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실제 인물이 바탕이라 그런 것인지 몰라도 인물들이 정말 그렇게 행동했을 것 같은 생동감과 개연성이 부여된다.


 1960년대, 흑인인 것도, 여성이 것도 차별의 원인이 되는 세상에서 흑인 여성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엎친데 덮친 격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사를, 그것도 소련과의 경쟁으로 인해서 그 당시 가장 각광받고 있었던 우주산업의 선봉인 나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간단하다. 그런 것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가지면 된다. 사실 간단하진 않다.


 문제는 그렇다하더라도 그들의 지위가 변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예산을 쏟아부었던 나사에 근무함에 불구하고 흑인 여성 3명이서 잘 굴러가지 않는 고물 차 한 대로 출퇴근을 해야하며, 평범한 백인 남성 경찰관에게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겁을 먹는 모습에서 그 당시 흑인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3. 

 3명의 여성은 모두 범상치 않다. 캐서린은 어릴 때부터 엄청난 수학적 능력을 보여주었고, 메리는 나사에서 엔지니어로서 훌륭한 능력을 지녔으며, 도로시는 나사에 있는 흑인 여성들의 리더이며 미래를 읽는 눈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능력을 가리는 것은 그저 피부색과 성별뿐이다. 이들에게 뛰어넘어야 하는 것은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부여된 것이다. 그리고 그 것을 뛰어넘는 것은 일반적인 이들에게는 꿈도 못 꿀일이며, 이렇게 능력있는 사람들에게도 너무도 큰 벽이다. 


 영화는 이들이 이 장벽을 자신의 힘으로 뛰어넘는 모습을 그려낸다. 특히, 캐서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캐서린은 수학 천재이며, 전산실에서 근무하다가 space task group으로 -임시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업무에 있어서 그녀가 부족한 것은 없었지만 그녀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오줌이 마려울 때마다 800m 넘는 곳으로 가서 볼일을 봐야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힐과 치마를 입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팀의 고비때마다 굵직굵직한 역할을 해내며 인정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장벽을 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근데 결국은 넘더라.


 메리 잭슨은 나사의 엔지니어가 되고 싶지만, 나사측에서는 자꾸 그 목표의 결승점을 옮긴다. 또다시 옮겨진 '엔지니어 되기'의 방법은 백인 학교에서 수강을 받아야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며칠 내내 불평을 하다가 결국 법정에서 담판을 짓는다. 그녀는 판사에게 최초가 쉽지않은 길이라는 것과 그럼에도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결국 야간반을 배정받는다.


 도로시 본은 유색인종 전산실의 주임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임 역할을 주지는 않는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IBM의 새로운 기계가 들어오자 그녀는 단번에 이 기계가 앞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간파하고 그녀의 전산실 인원들과 함께 기계를 숙지한다. 그리고 누구도 다루지 못하던 그 기계를 멋지게 다루어 냄으로써, 컴퓨터의 도입으로 모두 실직자가 될 위기에 처한 전산실 인원들을 컴퓨터 담당실로 옮기게 하고 자신은 꿈꾸던 주임의 자리에 오른다.




4.

 인상깊었던 장면이 몇 가지 기억난다.

 첫 번째는 캐서린이 화장실을 갈 때마다 뛰어가던 그 길을 백인 남성이 뛰어가던 장면이다.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만 했던, 주류 백인 사회, 주류 백인 남성 사회와의 거리가 물리적으로 보여지던 유색인종 화장실까지의 길을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이 필요하여, 그녀를 찾기 위해서 뛰어가던 모습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두 번째 장면은 교회에서의 장면. 목사님이 설교를 하는데 넘나 소울풀했다. 할렐루야!


 세 번째 장면은 흑인 여성으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장면들. 특히 존슨 대령에게 고백받는 장면. 그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를 것이 없구나. 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끼게 해준다.





5.

 능력이 중요하다. 그 모든 것을 뛰어넘은 유일한 사다리는 능력이다. 




6.

 걸 크러쉬. 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걸 크러쉬라는 말이 나오기전에는 약간 골드미스라는 말이 비슷하게 쓰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걸 크러쉬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크러쉬라는 말의 어감이 그래서 그런지 어느순간 그 의미가 남자를 쥐어패는? 쎈 언니? 라는 의미로 많이 쓰여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걸 크러쉬가 느껴지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꼭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이 되었기 때무이다.




7.

 다들 한 번씩 봤으면 좋겠다. 추천할 만한 영화이고, 영화를 다 보면 이런것을 느낀다.

 '저 사람들은 저 상황에서도 저렇게 멋있는데, 나는 뭐하는거지...?"



2017. 3. 28(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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