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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기록이야?

환타는 왜 xsfm을 하차해야만 했을까. 본문

감상/잡담

환타는 왜 xsfm을 하차해야만 했을까.

CRAD 2017. 11. 2. 20:03

 나무위키를 자주 보는 편이다. 꺼무위키 나라라는 말도 있지만, 책을 가지고 있기 애매할 때, 예를 들어 좁은 지하철 같은 데서 나무위키는 시간 보내기 정말 좋지 않은가. 

 여하튼 시간이나 보낼 겸해서 내가 나무위키를 보던 중, 그냥 별 생각없이 평소 즐겨듣는 '그것이 알기 싫다'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았다. 그리고 거기서 꽤나 충격적인 내용을 보았다. 지역별 환타님이 하차를 했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 많은 게스트들 중에서도 재미없는 개그와 알찬 정보를 전달하던 그 분이 xsfm에서 하차를 했다는 것이다. 어쩐지 추석맞이 아무말 대잔치에서도 나올 만한 분이 왜 안 보이나, 바쁘나 싶었다. 그런데 하차라니. 그래서 왜 하차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이상밀수평론'과 관계되었더라. 앞으로의 내용은 일종의 사건의 타임 테이블이다.


2017.8.11(금) - 이상밀수평론 1편

 (사실) 이상밀수평론이 업로드되었다. 손이상님이 게스트였고, 내용은 차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내용에는 많은 오류가 존재한다. 

 (환타피셜) 환타는 "2부가 올라가면 안된다."고 PD에게 이야기했고, PD는 "이런 왜곡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히스토리 채널과 디스커버리 채널에도 존재한다. 주말에 이러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환타님의 블로그에서 캡쳐[각주:1]


2017.8.12(토) - 이상밀수평론 2편

 (사실) 방송의 45분 쯤 : 차도 저희들이 준비하고 있어요. 네, 이것은 티저 광고와도 같은 이상평론이에요.

 (환타피셜) 코코넛 설탕 전에 스테비오사이드 광고를 했듯이 차를 xsfm에 입점시킬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시사팟캐가 아닌 상업예능방송이다. 

환타님의 블로그에서 캡쳐[각주:2]

 (카인피셜) 저 말은 UMC의 실패한 농담일 뿐이다.

카인님 트위터[각주:3]


2017.8.14.(월) - 환타 하차 선언


환타 하차 선언 트윗[각주:4]

(사실) 환타가 하차 선언을 하였고, xsfm측에 27쪽 짜리 반박문을 주었다.

(환타피셜) 

 1. 차는 오래된 기호식품이며, 차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한 잘못된 방송은 내게 커다란 모욕이다.

 2. 잘못된 방송을 한 손이상과 같은 팟캐를 한다는 것은, 정보유통업자로 살아온 내 인생에 대한 모독이다.

(카인피셜)

 1. 27쪽짜리 반박문은 전혀 가독성이 없고, 문외한은 이해조차 어렵다.

 2. 그 이후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반박문은 굉장히 잘 정리되어 있다.

(환타피셜) 2017.8.1.(금) UMC랑 만났다. 그 이후에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2017.9.5, 7.(화, 목)-전명윤의 환타스틱! 스리랑카, 식민지 역사와 차 1,2편.(필스교양) 업로드


2017.9.7.(목) - 이상불편평론


역시 환타님 트윗[각주:5]




 여기까지가 대충 알아본 일의 전개과정이다. 이상밀수평론 1편의 업로드(17.8.11) 후 3일 뒤 하차선언(8.14) 그리고 as방송을 겸한 이상불편평론(9.7)까지 약 한 달 간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위의 내용은 최대한 나의 개인적인 견해를 자제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 밑은 개인적인 의견이니 굳이 안 읽으셔도 된다.


1. 이 사건은 하나의 사건인가.

 이 일의 시작은 분명 손이상님의 "이상밀수평론"에서의 잘못된 레퍼런스의 전달로 시작되었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이 점에 있어서 손이상씨가 원래 그런거 몰랐냐느니 같은 말은 전혀 손이상씨를 변호해주지 못한다. 지식을 왜곡하여 자신의 주장대로 이야기를 한다면 방송 처음에 자신이 말하는 내용의 일부분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공지를 해주어야 한다.(물론 손이상님의 이상평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이며, 기존의 사실과 관점을 비틀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는 시리즈임은 알고 있다.)


 그러나 환타님의 방송 하차는 이 사건과는 별개의 사건이다. 원인일 수는 있다. 하지만 두 사건 사이에는 뭔가 간극이 있다.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환타님의 하차는 이 사건의 귀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다른 선택지들이 있었으며, 또한 어떻게 봐도 훨씬 나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차 사건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가장 최악이며, 가장 최악을 선택한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다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환타님은 자신이 하차를 하는 이유를 지식 유통업자로서 잘못된 정보 전달을 하는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트윗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환타님이 생각보다 사랑하는 분야가 많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 이전에 환타님이 사랑하는 주제에 대하여 잘못된 오류를 전달했다면 이미 하차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환타님이 마블덕후였다면 지난번에 덕질요정이 방송했을 때, '지식유통업자로서의 모독'을 느끼고 그 때 그만뒀을 것 같다. 다시 말해, 환타님이 밝힌 '모독'이라는 지점이 너무 뜬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그 이전에는 틀린 사실에 대한 방송에 대해 모독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 모든 지식 전달 프로그램이 그렇듯이 '그것은 알기 싫다'라는 팟캐스트도 이전에 많은 정보의 오류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들어왔던 이유는 자신들이 범한 오류를 인정하고 다음 방송 등을 통하여 정정했기 때문이다. 오류를 정정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밀수평론에서의 거론된 많은 정보들은 오류 투성이라면 얼마든지 정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스템이 지난 몇 년간 '그알싫'에서 구축된 시스템이다. 갑자기 이상밀수평론에 관해서만 잘못된 것을 무시하고 지나갈 리는 없다는 것이 그동안 그알싫을 들었던 청취자로서의 믿음이다.


 즉, 정리하자면 잘못된 지식 전달을 한 것은 손이상님의 잘못이나, 그동안 '그알싫'의 시스템으로 보건데 얼마든지 정정방송을 통하여 앞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환타님의 이해가지 않는 방송 하차는 다른 또 하나의 사건이다. 


 

2. 지식유통업자로서의 모독

 자신이 지식유통업자로서의 모독을 느꼈기 때문에 하차를 한다는 지점은 더욱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식유통업자로서 잘못된 정보 전달에 대한 것에 분노하고 바로잡고 싶어한다면 그 잘못된 지식이 방송된 미디어에서 반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그 미디어가 기존에 자신이 몇 년간 출연해왔고 호스트와도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는 미디어라면 더욱더 그렇지 않은가.

 '그알싫'에서 잘못된 방송을 하였는데 그에 관하여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고 하차를 선언하는 것이 트위터인 이유는 무엇인가. 나름 나도 지난 몇 년간 빼놓지 않고 방송을 들어온 애청자이다. 그러나 트위터를 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 사건을 따로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전까지는 밀수평론에서 말한 정보가 틀리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나름 애청자인 내가 3달이 지난 지점에서까지 그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지조차하지 못했다는 것은 '지식유통업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왜곡된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과는 더 이상 방송을 할 수 없다며 하차를 선언한 환타님에게는 조금 우스운 일이 아닐까.

 만약 환타님과 전혀 이전에 관계가 없던 방송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면 지금의 상황이 조금 이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전에도 게스트로 나왔고, 스스로 xsfm에 대한 내부사정을 안다고 이야기하던 사람이 갑자기 하차를 선언하고 이런 방송에서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14년 98회부터 출연해왔던 방송이다.



3. 아쉬움

 이렇게 길게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환타님을 좋아한다. 곧 있을 홍콩 여행에 대비해서 프렌즈 홍콩도 사다 놨다. 지난 5년? 정도의 긴 기간 동안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를 꼽으라면 오키나와 이야기가 무조건 들어간다. 심지어 블로그에 정리까지 해놨다. 두고두고 보려고. 그의 모든 경험과 그가 전해준 지식에 대해서 감사하고, 그가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이 사람의 하차가 내게는 너무도 아쉽다. 솔직히 말해서 팟캐스트와 같이 호흡이 1시간 가량으로 긴 오디오 파일을 매번 여러 가지 들을 수 없다. 그래서 나꼼수 이후에 내가 듣는 모든 팟캐스트는 xsfm발이다. 그알싫부터, 요팟시, 소라소리까지. 그래서 환타님이 다른 방송을 한다면 접하기가 빡세다. 난 tv도 거의 안본다. 

 또한 한 가지 더, 하차를 할 때 하더라도 하차선언을 하며 "손이상과 같은 팟캐를 한다는 것은 ... 모독이다."라고 하는 것은 지금 팟캐스트에 출연하고 있는 그 수 많은 게스트들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 


 뭐, 이래봤자 방문자도 거의 없는 이 블로그에 환타님이 이 글을 읽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수렴하고, 또 읽어봤자 죽은 자식 불알만지기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감정을 기록한다.

2017.11.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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