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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기록이야?
독서가 취미입니다. 본문
누군가 분명히 말했다. 분명히 내가 봤다.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다고. 지금은 어디서 봤는지 기억도 안 나는 그 짧은 문장은 항상 내게 취미란에 독서를 적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억울해졌다. 왜 나는 내 마음대로 독서를 취미라고 적을 수 없게 되었나. 그래서 찾아보았다. 안도현 시인이 말씀하시길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독서는 취미가 맞다.
나는 딱히 영화를 취미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내 주변의 특수성도 있겠지만 내 주변에서 영화가 취미라고 하는 사람들은 흑백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다 본다. 개봉관이 몇 안되는 영화를 보기 위해 기꺼이 극장을 찾아간다. 그런데 내가 "지금부터 내 취미는 영화 감상입니다."라고 말을 하면 시민 케인이 개틀링 건을 갈기진 않을 것이다.
난 그냥 갑자기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본다. 영화를 보고 같이 봤던 사람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리뷰도 쓴다. 유튜브에서 영화 리뷰 채널도 몇 개나 구독해놨다. 심심할 때 왓챠에서 본 영화를 체크해봤는데 본 영화가 500편이 넘었다. 이정도면 영화를 취미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와서 '영화는 취미가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면 나는 다시 영화를 취미란에 대해서 쓰는 것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그럼 영화는 뭡니까?"
"야! 영화는 식사다! 밥을 취미로 먹나?"
저기... 영화는 안 봐도 안 죽잖아요.
나는 딱히 음악 감상도 취미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음악 감상이 취미인 사람은 악기도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알고, 해외 뮤지션부터 국내 인디 뮤지션, 혹은 해외 인디 뮤지션까지. '좋은 음악'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을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부터 내 취미는 음악 감상입니다"라고 하면 비틀즈가 횡단보도를 건너와 뺨을 때리진 않을 것이다.
난 그냥 음악을 자주 듣는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은 최대한 CD로 산다. 멜론 차트 100도 듣지만 요팟시에서 소개해주는 인디 뮤지션들도 내 귀에 좋으면 찾아듣는다. 김광석도 좋아하고 아이유도 좋아하고, 신승은도 좋아하고, 리차드 파커스도 좋아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와서 '음악 감상은 취미가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면 나는 다시 음악 감상을 취미란에 쓰는것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그럼 음악은 뭡니까?"
"야! 음악은 식사다! 밥을 취미로 먹나?"
저기... 음악은 안 들어도 안 죽잖아요.
내가 저 말을 들은 이후로 독서를 취미라고 쓴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난 나름 독서를 취미라고 생각해왔다. 어 책 좋아하고 어딜 가든 책을 들고 다니고 서점도 자주 간다. 가면 종일 서서 책을 읽기도 한다. 책 사고 밥 덜 먹고, 옷 안 산다. 이사를 갈 때 가장 큰 짐이 책이기도 하고. 필사도 하고, 좋아하는 작가도 많다. 중고서점도 자주 가서 책을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한다. 하루에 책을 3권 씩 읽기도 하고, 책을 읽느라 밤을 새기도 하고, 읽고 나면 느낀점을 쓰거나 좋았던 구절을 적어놓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와서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독서를 취미란에 쓰는 것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럼 독서는 뭡니까?"
"야! 독서는 식사다! 밥을 취미로 먹나?"
아... 그러네... 독서는 습관처럼 해야하는 거구나...
왜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퍼졌을까. 내 생각은 이렇다. 첫번째는 메신저가 매우 유명한 시인이라는 것. '연탄재'라는 시를 들어보지 않은 한국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시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의 파급력이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렇게 암암리(?)에 광범위하게 퍼지진 않았을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다른 유명한 말 기억나는 것이 있나? 음... 딱히 없다.
내가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는 이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라는 말이 아는 척하기에 너무 좋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실제로 독서를 취미로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웬만큼의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독서가 취미라고 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말은 상대방의 말을 반격하면서, 자신이 어느 정도 교양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말이고, 이런 상황이 자주 나올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대화상대가 평등한 관계가 아니라면 더욱더.
세 번째 이유는 독서를 취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독서를 취미로 한다는 것에 대해 확신이 없다. 독서를 취미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그 기준이 굉장히 넓기 때문이다. 또한, 성공을 했다거나 베스트 셀러 작가라거나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정말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고 거기에 기가 질리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독서를 취미라고 하다니.... 님 hoxy?'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아.. 역시 난 취미가 독서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이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독서를 어떤 성공의 비결이나 신성시하는 풍토가 우리 문화 전반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지 않을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독서는 안 해도 안 죽잖아여;; 오바 마셈;;'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지금이 옛날처럼 독서와 뉴스와 구전을 제외하고는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걍 심심할 때 책을 본다. 한 달에 한 권을 보든 두 권을 보든간에 내가 남는 시간에 다른 것말고 책을 읽는다면 그것만으로 '나는 취미가 독서다'라고 말할 충분한 자격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앞으로는 취미란에 독서라고 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겠다고 생각해본다.
2018. 10. 26 새벽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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